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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김, 그는 '아버지의 길'을 갔다

"가족옆에 있었으면 구조됐을텐데 왜 굳이…."

오리건주 시스키유 국립공원에서 실종 11일만인 6일 사체로 발견된 제임스 김(35)씨의 '선택'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김씨는 조난된 지 1주일만인 지난 2일 눈속에 아내와 두딸을 두고 구조요청을 떠났다. 이틀뒤 가족들은 구조됐지만 정작 김씨는 6일 사체로 발견됐다.

일부 언론은 당시 김씨의 선택을 두고 '치명적인 실수'라고 보도했다. 구조 전문가까지 동원해 "안전한 차안에서 가족과 함께 체온으로 몸을 녹여가며 추위를 버텼어야 했다"고 김씨의 실수를 지적했다.

과연 어리석은 선택이었을까.

지난 95년 김씨 가족이 갇힌 바로 그 자리에서 조난 사고가 있었다.

혼자 길을 잃고 눈속에 갇힌 50대 백인 남성은 김씨와는 정반대의 선택을 했다.

차안에 앉아 구조를 기다렸다. 그렇게 9주가 흘렀다. 그는 굶어 죽은 채 발견됐다.

김씨에게는 '제임스'라는 이름 말고도 또 다른 이름이 2개나 더 있다.

그의 가족만이 부를 수 있는 이름이다. 두딸에겐 '아버지'이자 사랑하는 여자의 '남편'이다.

여기서 내 가족을 죽게 놔둘 수 없다는 생각은 어쩌면 본능이다.

그래서 길을 나섰다. 1주일을 굶은 상황에서.

눈은 쌓였고 살을 에는 추위가 기다리고 있었다. 협곡을 지났고 시내를 건넜다. 나흘간 10마일을 꼬박 걸었다. 그러다 넘어졌다. 그리고는 다시 일어나지 못했다.

가족의 생명이 위협당하는 상황에서 내 안위만 생각하는 가장이 있을까.

정답은 없다. 그는 최선의 선택을 했다. 슬프고 또 잔인한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 아버지였기 때문이다.

정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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