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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을 내다보고 짓는다

한마음선원 대웅전 건축맡은 인간문화재 신응수



"집은 천년 이상 간다는 마음으로 지어야 합니다."

한마음선원 뉴욕지부 (주지 원공 스님) 대웅전 신축 총지휘자 중요무형문화재 74호 보유 인간문화재 신응수(66) 대목장이 입주식에 맞춰 공사현장을 방문했다. 2008년 봄 완공을 목표로 한참 진행 중인 공사장에서 그를 만났다.



◇다포식으로 구별된 대웅전= "처음 제의를 받고 의아해 했습니다. 한옥으로도 큰 규모이고 한국에도 별로 없는 108평(3800평방피트) 법당을 뉴욕에 짓는다길래 놀랐죠."

108평은 기둥과 기둥 사이의 크기이기 때문에 전체면적은 그 배에 달한다. 350명이 동시에 법회를 볼 수 있는 크기다. 규모도 규모지만 뉴욕에 한국 전통 사찰이 들어선다는 자체가 신 씨에게 도전이자 의미깊은 부담이다.

한마음선원 대웅전은 한국전통사찰의 건축양식을 따르면서도 간결한 것이 그 특징이다. 외부는 과다한 연꽃같은 문양을 과감히 없애고 단아한 멋을 강조할 계획이다. 하지만 내부는 사뭇 다르다.

많은 사찰의 천정이 일자 반자로 막혀 있는 반면 한마음선원 대웅전은 천정에 반자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지붕 처마의 무게를 받치면서 장식을 겸하는 공포를 고주와 대들보 위에도 짜올린다.

다포식 설계로 "법당 안에 있으면 구름이 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 것"이라고 신 씨는 장담했다. 다포식은 장식과 함께 힘의 균형이 겸비된 과학건축의 단면이자 내부 공간의 멋을 한껏 살린 건축법이다.

이 다포식은 신 씨가 근정전을 보수하면서 문제가 됐던 궁궐의 다포식을 보완한 형태이다. 이로써 한마음선원 대웅전은 궁궐양식이 도입된 사찰이 된다.

단청역시 너무 화려하지 않게 수수한 멋을 살려서 고풍스럽게 칠해진다.

대웅전의 지붕은 옆모습이 여덟 팔(八)자 모양인 팔작지붕이다. 이 지붕 위에 합각이 하나 올라가고 합각 위에 한마음선원의 상징인 탑이 올라간다. 이 탑은 모든 생명에 대한 진리가 지속되는 것을 염원하는 상징이다.

◇시대에 맞는 전통=많은 공포를 사용하는 것을 비롯해 기둥의 크기를 키워 기둥이 힘을 더 받을 수 있도록 한 설계도 한국 사찰에서 아직까지 시도되지 않았다.

기와작업에도 신경을 써서 보수없이 최소한 150년이 유지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한국에 있는 사찰들의 기와는 30년 단위로 보수를 해야만 하는 실정이다.

또한 법당 외부벽화도 영구적으로 보존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 모든 것이 한국 사찰에서도 시도되지 않는 것들이다.

"기존의 법당을 그대로 따라 짓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전통도 이제 시대에 맞는 전통이 돼야합니다."

건물 10개를 신축하는 것보다 국보급 궁궐과 사찰 하나를 보수하면서 전통의 양식을 배우는 것이 훨씬 낫다고 확신하는 신 씨가 말하는 '시대에 맞는 전통'. 그것은 과거의 전통을 제대로 배우되 되풀이하지 않고 지금의 시대에 맞게 변형할 수 있는 유연성에 대한 그의 건축철학이다.

한마음선원 대웅전 건축에 필요한 목재와 석재는 한국에서 들여오고 있어 공사작업이 본의 아니게 더디고 비용도 많이 든다. 그래도 못 하나 없이 원목으로만 짜맞추는 전통양식을 고집하는 신응수 사단은 현재 도편수 신응수를 돕는 부편수 문기현 신재한 씨를 비롯해 목수 석공 와공 등 모두 100여명에 이른다.

◇'사찰'을 넘어 '한국의 미'까지= 한국전통으로 무장하고 현대의 감각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신응수 사단이 짓는 뉴욕의 한국전통사찰 한마음 대웅전의 의미는 '사찰'을 넘어 '한국의 미'까지 넓어진다.

신 씨는'한국의 미'를 알리기 위해 15일 열린공간에서 한국의 전통건축의 아름다움(경복궁)을 주제로 대중강연을 하고 17일 한마음선원에서 입주식 후에 불자들을 대상으로 한마음선원 대웅전 미의 의미를 강연했다.

그는 강연에서 "일본건축의 외부는 오밀조밀하지만 내부는 그렇지 못하고 중국건축은 웅장해 보이지만 시각적인 비례가 떨어진다"면서 한국 전통 건축를 구별했다.

신 씨는 12월 중순 상량식때 다시 뉴욕을 찾을 예정이다.



조진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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