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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프리즘] 구본태 행장 '민주적 기업은 인내심 필요'

퍼스트 스탠다드 은행

하나의 국가나 지역사회 가정에서 관습과 행동 규범의 체계가 한 문화를 이루듯이 기업에도 그 기업 특유의 질서와 분위기가 있다.

그러나 이런 기업문화도 사회의 구조가 바뀌거나 가치 체계가 변하면 이에 따라 행동 규범도 변하듯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 그래서 한 국가와 사회에 깊게 뿌리를 내린 전통문화라는 것도 가치의 척도가 바뀌면 급격한 변화의 과정을 거치듯이 기업문화도 새로운 요소가 도입돼 보편성을 얻게 되면 변화가 생기기 마련이다. 즉 새로운 보편성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기존 요소들은 변화와 퇴출의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기업의 기업문화는 CEO의 개인적 성향이나 경영 방식에 따라 크게 좌우되는 경향이 있다.

그 이유는 대부분의 기업들은 민주적인 조직이라기 보다는 상.하가 분명한 준 군대식 조직이라 개인의 창의성이나 독립성보다는 상사(조직)에 대한 충성심이 더 강조되기 때문이다.



직원들이 상명하달식 기업문화에 길들여지면 본인이 최선을 다해 결정하고 문제가 생기면 본인이 해결하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상사가 모든 것을 다 결정하고 해결해 주길 바란다. 즉 CEO를 향한 해바라기식 문화가 되고 만다.

그런 경우 전무나 다른 고위 간부들 역시 부하 직원들의 충성도만을 제일의 덕목으로 삼는 함정에 빠지기 쉽다. 창의성이나 자율성보다는 충성을 갖고 본인의 지시 사항을 효율적으로 집행하는가를 직원 평가의 최고 기준으로 삼게 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좋게 보더라도 봉건적 나쁘게 말하면 조직 폭력배적 기업문화다. 일반적으로 '조폭문화'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없지만 의외로 알게 모르게 조폭적 수단을 동경하고 행사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와 반대로 민주적 CEO는 봉건적 권위나 카리스마에 의존하기 보다는 자율적 참여와 독립적 마음가짐을 요구한다. 그러나 확실한 지시에 따른 임무 수행식 문화와 그에 따른 보상에 젖은 기업의 간부들은 이런 체제에 오히려 혼란해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자율과 독립성을 기강 해이로 해석하고 조직의 약화를 우려한다. 그리고는 옛날 상사의 강력한 권위를 그리워 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민주주의가 정착하는데 시간이 걸리듯이 민주적 기업으로 자리잡기 위해선 많은 인내심과 시간이 필요하다.

요즘 한인 은행계처럼 인재난에 허덕이게 되면 대부분의 CEO는 좋건 나쁘건 민주화되는 경향이 있다.

직원들의 이동과 취업 기회가 많아지면서 독재적 CEO의 입지가 자연히 약화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건전한 민주적 기업문화가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기업의 간부 직원들이 민주적 경영에 대한 확신을 갖고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고 일견 혼란해 보이지만 궁극적으론 최선의 선택이 이루어지도록 인내심 있는 대화와 토론의 훈련과 습관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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