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예명 'DJ샤이' 백진씨 '20대 한인여성 당찬 '4색 명함''

금융 분석관·DJ·작가·프로그램 디렉터

'1인4색'의 당찬 한인 여성이 있다.

'여성 불모지'나 다름없는 분야에 도전 최고의 DJ로 거듭난 한인여성 백 진(예명 DJ 샤이)씨가 한인들의 성원을 부탁하며 멋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옆은 매니저 DJ 돈 P. <백종춘 기자>

'여성 불모지'나 다름없는 분야에 도전 최고의 DJ로 거듭난 한인여성 백 진(예명 DJ 샤이)씨가 한인들의 성원을 부탁하며 멋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옆은 매니저 DJ 돈 P. <백종춘 기자>

20대 나이에 남가주 최대 비영리 의료재단의 수석 금융 분석관으로 남가주 최고의 여성 DJ로 작가로 리얼리티 프로그램 디렉터로 활동하고 있다.

주인공은 'DJ샤이'(DJ Shy)라는 예명으로 활동중인 백 진(27.사우스 패서디나.미국명 캐런)씨.

그 녀는 유명 라디오 채널 '키스 FM 102.7'의 인기 프로그램 'TOP 40'(매일 정오~오후 1시 오후 5시~6시 2회)의 모든 믹싱을 책임지고 있다. 유명 가수들의 음악 사이사이에 자신만의 색깔을 곁들인 그의 음악은 전국 260만 청취자들의 귀를 사로잡고 있다.

프로 DJ로 활동중인 백씨가 지난 5년간 이룬 업적은 독보적이다. 힙합 음악을 다룰 수 있는 몇 안되는 여성 DJ라는 명성을 쌓은 백씨에게 이제는 에미넴 루다크리스 미시 엘리엇 등 유명 힙합 가수들이 남가주에서 공연을 할 때마다 직접 믹싱을 부탁할 정도다.

DJ 뿐 아니다. 백씨는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재정학)와 USC 대학원(공중보건학)을 졸업한 재원으로 지난 2004년부터 'LA 케어 헬스 플랜'에서 수석 금융 분석관으로 활동해 왔다.

메디캘 헬시 패밀리 등 저소득층에 정부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가입시켜주는 남가주 의료재단에서 백씨는 재단의 재정과 주민들의 의료보험 실태 등을 파악하는 일을 해 왔다.

'매일 4시간 밖에 못 잔다'는 백씨가 전혀 상반된 두가지 직업을 가진 이유 뒤에는 결코 평범하지 않은 그의 가정사가 자리잡고 있다. 아버지가 이혼과 동시에 한국으로 떠난 뒤 미국에 남겨진 백씨 가족은 펜실베이니아주 뉴캐슬에 있는 친척집에 얹혀 살게 됐다.

그런데 뉴캐슬이란 도시는 시민들의 상당수가 백인 우월주의 단체 KKK(Ku Klux Klan)에 속해 있거나 또는 전기와 자동차 등 현대 문명을 거부하는 아만파(Amish)였다는 것.

백씨는 "눈을 찌르는 불빛에 잠을 깨어 커튼을 열면 여지없이 흰 가면을 쓴 무리들이 구호를 외쳐댔다"며 "우리 가족은 동네의 유일한 마이너리티였다"고 회상했다.

아시아계는 물론 흑인과 라틴계도 단 한 명 찾아볼 수 없는 곳에서 살다 보니 어머니는 백씨를 자신의 테두리 안에 엄격하게 가뒀고 백인들 사이에서 정체성을 찾지 못한 백씨는 집에 있을 때는 각종 악기 연습에 매진하고 집밖에 있을 때는 스포츠와 교회 및 병원 자원봉사 활동 등 일부러 자신을 가혹하게 대했다.

'가난'이라는 현실과 자신과 세상을 격리시킨 뉴캐슬에서 벗어나고 싶었기 때문.

"LA로 직장을 잡은 이유는 LA가 미국서 공중의료 혜택이 제일 엉망이기 때문이에요. 흑인 음악을 다루는 DJ를 선택한 것도 백인 동네서 살던 기억과 여성이 하기 힘들다는 선입견을 깨기 위한 것이죠."

낮에는 '캐런 백' 밤에는 'DJ 샤인'으로 살면서 버거운 스케줄을 소화하던 백씨는 3주전 재단측에 사표를 내밀었다. DJ 활동이 더 매력적이기 때문이 아니다. 공중보건과 관련된 활동은 나중 나이가 들어서도 할 수 있을거란 확신에서 내린 결정이다.

그러나 그의 일정은 변함없이 '빡빡'하다.

여성 DJ의 일상생활을 주제로 자신이 직접 제작한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음악전문 케이블 TV 'MTV'에서 관심을 나타내 판권 교섭이 시작됐고 틈틈히 써놓은 자전적 소설도 내년에 발간할 예정이다.

또 스스로 '세살 수준'이라는 한국말 실력이 늘고 있고(그는 최근 연세 어학당에서 기본적인 한국어를 배우고 돌아왔다) 한국 프로모터가 생기면 한국 구경도 나설 계획이다.

백씨는 "지난해 아시아 투어를 다녀왔는데 프로모터를 구하지 못해 유독 한국만 다녀오지 못했다"며 "한국인만의 감성을 심어 '뒤섞은' 흑인 음악으로 언젠가 한국인들 앞에서도 흥겨운 무대를 마련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서우석 기자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