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에세이]사기꾼 소설-엘머 갠트리(I)
정유석(정신과 전문의)
이 작가는 이미 노벨 문학상으로 인해 크게 명성을 얻은 데다가 [메인 스트리트], [배비트], [애로우스미스] 같은 역작을 발표하여 전 세계를 통해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
엘머 갠트리라는 이름의 [반사회 성격장애]자인 사기꾼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이 소설 역시 출간되는 즉시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엘머 갠트리는 술꾼이었다.
그러나 그는 술이 취해도 우아하고 매력적이었다.
”라고 소설은 시작된다.
그는 원래 구두약과 진공 청소기를 파는 떠돌이 세일즈맨이었다.
그에게는 항상 성욕이 끓어 넘쳤고 성격이 거친데다가 만만치 않은 야심을 늘 품고 있었다.
그는 재물을 쉽게 벌려는 속셈을 항상 지니고 있었다.
그는 달변이었으며 지독한 술꾼이었다.
그는 원래 어떤 교단에서 운영하는 이름 없는 한 작은 대학에 들어가 미식 축구 선수가 되어 많은 여학생들의 인기를 끈다.
하루는 대학 근처 마을에서 술을 마시고 있는데 밖에서 노상 전도를 하고있던 한 급우가 동네 사람들에게 조롱을 받는다.
그는 밖으로 나가 이 훼방꾼을 흠씬 두드려준 후 몇 마디 종교를 옹호하는 말을 했다.
그 때부터 학교에서 교수들이나 학생들은 엘머를 목사 후보자로 간주한다.
그는 목사가 사회에서 차지하는 지위가 탐나지 않는 것은 아니었으나 그는 ‘소명’을 받지 않았다고 해서 권유를 물리친다.
그러나 어느 날 하루 그는 심령부흥회에 참석한다.
부흥사의 열띤 호소에 엘머는 다시 태어난 신자가 된다.
친구들이 그에게 부흥사들이 사용하는 방법이란 최면술에 불과한 것임으로 여기에 빠져들지 말라는 간절한 충고를 해 주었지만.
부흥회에서 그의 얼굴에는 행복한 모습이 퍼져 나간다.
신의 부름을 받은 표정인 것이다.
“나는 왜 이렇게 상쾌합니까? 그렇습니다.
성령이 내게 오셨습니다.
”라고 대중 앞에서 큰 소리로 고백한다.
그러나 새 신자로 태어났지만 엘머를 일생 따라다니는 술과 여자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그는 침례교에 속한 한 신학교를 다니면서 룰루 베인스란 처녀에게 반한다.
목사 딸인 그녀를 감언이설로 꼬여 성 관계를 갖다가 결국 그녀를 임신 시키고 말았다.
이것이 발견되자 여학생은 모든 책임을 지고 신학교에서 퇴학당한다.
그러나 그는 뒤에 숨어 아무 말도 않고 책임을 회피함으로써 위기에서 벗어난다.
그가 목사가 되어 한 도시에 가서 설교를 하게 되었을 때 그는 술집에 들려 술에 취한 채 설교를 한다.
“당신들은 종교가 나약하고 속기 쉬운 바보들을 위한 것으로 생각하시지요? 그러나, 들어보시오. 예수는 이런 밀주 집에 들어와 복음을 전파하는데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예수님은 담대하십니다.
그는 전 로마 군대를 무서워하지 않았습니다.
풋볼의 쿼터백 감 같지요? 예수님은 전 미국 풋볼 역사를 통해 구성된 최강의 풋볼 팀을 지휘하는 쿼터백 감입니다.
그는 진정한 투사였습니다.
신사 여러분들, 사랑하시오. 예수님은 두 손을 힘차게 쥐고 사랑하셨습니다.
사랑이 무엇인가요. 사랑은 새벽과 저녁에 떠오르는 별입니다.
그 별은 아기 예수의 침대를 비췄습니다.
죄인 여러분, 사랑은 시인과 철학자들의 영감입니다.
사랑은 음악의 목소리입니다.
나는 신의 사랑을 이야기하지 육체적 사랑을 말하지 않습니다.
”
술에 취한 횡설수설이었으며 마치 학생시절 풋볼 선수였던 자기를 예수의 위치에 비교하고 있는데도 하여간 그는 대단한 달변가였다.
이 취중설교 사건으로 인해 그는 침례교에서 축출되었다.
그 후 뛰어난 언변을 가지고 농장을 돌아다니면서 농기구를 파는 세일즈맨이 된다.
그래도 한동안 설교자가 되어 대중들의 관심을 끌고 주목받던 매력적인 시절을 잊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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