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퍼보울 우승 이끈 한국계 하인스 워드] '어머니, 당신이 진정한 챔피언입니다'
막노동 하면서 홀몸으로 길러, 4월 모자가 함께 한국 나들이
수퍼보울에서의 맹활약 만큼이나 워드의 사모곡이 전세계 스포츠팬들의 진한 감동을 자아내고 있다.
이와 관련 수퍼보울 전날인 4일 LA타임스는 스포츠면 머릿기사로 피츠버그 스틸러스에서 6년째 최고의 리시버로 활약중인 워드가 자신의 성공이 있기까지 어머니 김영희씨가 보여줬던 헌신적인 사랑을 소개했다.
어머니 김씨는 수퍼보울 경기가 열린 5일 관람석에서 아들이 수퍼보울 MVP를 수상하며 NFL최고 선수의 자리에 올라서는 모습을 직접 지켜봤다.
김씨는 서울에서 주한미군이던 워드의 아버지를 만나 1976년 3월8일 워드를 낳았다. 김씨는 가족과 함께 2년후 미국으로 건너왔으나 불과 수개월만에 이혼했다. 영어도 못하고 양육할 형편도 안돼 워드와 생이별을 해야 했던 김씨가 아들을 찾은 것은 워드가 7세때.
워드는 하지만 예전의 젖먹이가 아니었다. 워드는 남들과 다른 한국인 어머니가 싫었다. "엄마가 싫었다. 흑인끼리 생활하다 남과 다른 어머니와 함께 있는게 낯설기만 했다"고 워드는 당시를 회상했다.
친구들은 남과 다른 어머니를 가진 워드를 놀려댔다. 워드는 어머니의 차에 탔다는게 부끄러워 남들 눈에 안띄게 좌석에 엎드려있기 일쑤였다. 어느날 차문을 열고 도망치듯 뛰쳐나가던 워드는 왈칵 눈물을 쏟는 어머니를 보게 된다.
서럽게 울고 있는 어머니의 모습은 워드에게 "이게 바로 나의 현실이다.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앞만 보고 가야한다"는 생각을 깨우쳐 주었다. 그 당시를 떠올리는 워드는 지금도 자신있게 "나는 코리안 아메리칸"이라고 말한다.
워드는 그때 일을 계기로 완전히 달라졌다. 자신을 제대로 먹이고 입히기 위해 공항에서 접시닦이 호텔 청소 편의점 종업원으로 하루에 무려 3가지의 중노동 속에서도 제때 꼭 따뜻한 밥을 챙겨준 어머니를 제대로 바라보기 시작한 것이다. '원망'의 엄마가 '사랑'의 엄마로 변한 것이다.
워드는 "이제 많이 쇠약해진 어머니를 나의 꿈이자 최고의 무대인 수퍼보울 관중석에 모시게 돼 기쁘다"며 "수퍼보울에서의 승리는 내 개인에겐 물론 이 못난 나를 위해 평생동안 희생해온 어머니에게 특별한 선물이 될 것"이라며 울먹였다.
이제 워드에게 남은 다른 한가지 소망은 고국 땅을 밟아보는 것이다. 그 꿈은 오는 4월 이뤄진다. 어머니와 함께 수퍼보울 챔프 반지와 MVP트로피를 갖고 2주동안 한국 나들이에 나설 워드에게 2006년은 생애 최고의 해다.
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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