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격 인터뷰-김길영 한인회장
“거취 금주 중 밝히겠다”
일부는 “여러 가지 정황상 자연스럽게 김 회장이 연임을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하지만 또 다른 일부는 “김 회장이 그만 두거나 경선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한다.
이런 저런 일정으로 바쁜 김길영 회장을 지난 5일 한인회관에서 만났다.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한인 동포들 중 적지 않은 이들이 김 회장의 연임 여부에 관심이 많다.
차기 회장직을 다시 맡을 의사가 있는가.”
6척 장신으로 해병대 출신의 김 회장은 이에 대해 직접적인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김 회장은 “다음 주 중(이번 주) 지역 언론사 전체가 모인 자리에서 밝히겠다”고만 말했다.
그러면서 김 회장은 “한인 회장 뿐 아니라 각종 단체 회장은 봉사하는 자리다”라는 말과 함께 “현재의 임기가 끝나는 날까지 변함 없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만약 또 다른 이가 나오지 않는다면, 더군다나 문화회관 등 그 동안 김 회장이 추진해 온 많은 현안들 때문이라도 또 한 번 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한인회 등 어떤 단체라도 봉사를 하고자 하는 이들이 자랑스런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마련해주어야 한다.
그렇게 돼야 그 사회가 발전하지 않겠는가. (가정을 한 질문에도 불구, 김 회장은 즉답을 피하고 원칙에 관한 의견을 밝혔다.
)
▶최근 주 정부 등 여러 곳으로부터의 시상을 한인회 관계자들이 독식했다는 지적이 있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또 다른 분들의 수상은 누구보다 열심히 했기 때문이다.
자격이 안되는 이가 한인회서 일한다고 받은 것은 아니다.
한인회에서 일한다고 해서 배제돼서는 안되는 것 아닌가.
김 회장은 객관적으로 봐도 “각 수상자들은 충분히 그럴 자격이 있는 분들”이라고 강조했다.
화제를 약간 돌려봤다.
(에둘러 얘기하지 않고 직설적으로 대화를 하는 게 오해를 피하는 데는 좋지만 서로가 부담스러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
▶26대 한인회를 평가한다면.
-여러 선배 회장들께서 좋은 한인회를 만들어주셨다.
개인적으로 한인 사회의 단결과 관심을 바탕으로 참여와 발전을 이루고 싶었다.
구체적으로는 문화회관 건립의 기초. 한인 권익 신장. 차세대 육성, 시카고 알리기 등을 목표로 삼았는 데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최선을 다했다.
다만 주요 사업 가운데 하나였던 열린 음악회는 여러 가지 상황 변화로 인해 열리지 못했는 데 차기 회장 때는 가능한, 초석이 마련됐다고 판단한다.
▶김 회장이 건추위에 한인회장이 아니라 개인자격으로 들어갔기 때문에 차기 한인회장직에 관심 있는 사람이 김 회장이 있는 건추위에 부담을 가질 수도 있다.
옥상옥이 될 수도, 한인회장이 주도적으로 나설 수도 없는 어정쩡한 상황이 될 지도 모른다.
-며칠 전 이사회를 개최, 문화회관 건립은 한인회가 중심이 돼야 한다는 기준 하에 정관 개정을 하기로 했다.
건추위에 들어갈 포지션에 연연했다면 어떤 자리라도 하지 않았겠나. 당시 빠지겠다고 했지만 다른 분들의 강한 권유로 개인 자격으로 들어가게 됐다.
앞으로 건추위에서 활동 하더라도 한인회장과 건추위원장이 중심이 되고 나는 한인 동포의 한 명으로, 그 동안의 경험을 활용하는 연결고리로서 뒷전에서 주어진 일을 할 뿐이다.
▶오래 전 한인회가 관리해 오던 6만 여 달러의 기금을 둘러싼 말들이 많다.
어떻게 할 것인가.
-사실 기금 관리 위원회의 존재를 모르는 분들도 많았다.
문화회관 기금은 특정인의 것이 아니라 한인 누구나 볼 수 있고 또 원하는 이들에게는 언제든 보여줘야 한다.
해당 기금 문제는 건추위 발족과 함께 한인회 손을 떠났다.
다만 모든 기금은 문화회관 건추위로 넘어가야 하고 의무적으로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문화회관의 위치를 놓고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조건은 한인 인구가 많이 모이고 한인 자금이 투입될 수 있고 한인 타운이 형성될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한인 시장 또는 의원이 나올 수 있는 지역이 된다면 의미가 더해질 것이다.
부수적으로 교통 여건도 감안해야 한다.
보다 미시적으로 미국 정계 진출의 교두보가 부지 선정의 중요한 요소로 감안돼야 한다고 본다.
시카고는 인구 구성상 한인 시장이 나오기 힘든 곳이라고 생각한다.
▶문화회관 건립에 있어 기금 모금만 치중할 뿐 이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 및 한인들의 의견수렴은 없다는 지적이 많다.
-그 동안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성금 모금을 해왔다.
또 조만간 문화회관 사용 용도, 방법 등에 대한 자세한 자료를 완성해 배포할 계획이다.
아무런 준비 없이 백지상태서 의견을 모으는 것보다 최소한의 기초 작업을 한 후 의견을 모으고 보강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최근 평통 위원 선정 과정에서 한인회가 배제됐다는 지적이 있다.
-(웃음) 한인회 이사장은 개인 자격이 아니다.
누가 들어갔느냐를 떠나 이사장이 참석함으로서 한인회가 참가한 셈이다.
일각에서 총영사와 파워 게임을 하느니 말들이 많은 데 전혀 그렇지 않다.
물론 당시 내가 출장이 아니었다면 당연히 들어갔겠지만 더 이상 사소한 사안에 대해 개의치 않겠다.
▶5월 8일 부모 은혜 큰 잔치 등 한인회가 동포 사회에서 잘 진행되고 있는 행사를 무리하게 끌어들인다는 우려가 있다.
일부는 한인회장 연임을 위한 김 회장의 이벤트라는 지적까지 있다.
-한인회는 기본적으로 각 한인단체를 지원하고 한인들이 모일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는 곳이다.
특정 단체가 잘하고 있는 행사를 보다 범 동포적인 차원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면 도와야 한다.
각 단체가 개별적인 이해 관계를 떠나 하나로 뭉치는 게 중요하다.
확대 발전시키자는 것을 주도권 다툼으로 생각하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다.
개인적인 욕심으로 행사를 한 적은 한 번도 없다.
김 회장은 경우에 따라 기분 나쁠 수도 있는 질문들에 대해 처음에는 다소 부담스러워 하는 표정이었지만 오히려 자신의 분명한 생각을 밝힐 수 있어 좋았다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김 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시카고 한인 회장을 발판 삼아 한국 정계로 진출하려고 한다”는 항간의 말에 대해서는 “전혀 뜻이 없다”고 잘라 말한 후 “자신은 시카고를 알리는 홍보맨으로 한국의 각 관계자를 만났을 뿐”이라고 분명하게 말했다.
김 회장과 인터뷰를 끝내면서 다시 한 번 물었다.
“한인 회장 연임 생각이 있느냐, 없느냐. Yes or No?”
이에 대해 김 회장은 가벼운 미소와 함께 기자 회견을 통해 자신의 거취 등에 대한 생각을 밝히겠다고 선을 그었다.
노재원 기자
<후기> 김 회장은 한인회장을 맡은 이후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지 못함을 가장 안타까워 했다.
평일은 당연하고 주말에도 식사를 함께 하는 게 손에 꼽을 정도라고 말했다.
개인 비즈니스를 돌보지 못하는 것이나 월급을 받는 것은 고사하고 적지 않은 금전적 손실도 참을 수 있지만 한인회장이어서 들어야 하는 수 많은 말들로 인해 가족들이 상처를 받는 것이 가장 미안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인회장은 물론 어떤 단체에서라도 일을 하겠다고 나오는 분들의 봉사에 대한 이해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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