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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형래 감독, LA다운타운서 D-War 촬영

13일 오전 7시. LA다운타운의 윌셔길. '디-워' 촬영을 위해 그랜드와 플라워 사이 구간은 차단됐다. 그랜드 쪽에는 브래들리 장갑차 1대와 에이브러햄 전차 2대 헌비 2대가 버티고 있다. 약한 빗줄기가 내리고 있다.

"다운타운에 탱크가 들어온 것은 처음이다. 9.11 테러 이후 촬영허가 기준이 더 엄격해 졌는데 2개월 동안 끈질기게 밀어붙였다."

'디-워'. 심 감독은 우선 노트북으로 데모 필름부터 보여줬다. '용가리'와는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을 것이다. 데모 필름으로 영화를 평가할 수는 없지만 영상이 근사했다. 사악한 이무기의 공격에 성벽과 사람들이 튀어나가는 조선시대 장면과 현재 LA다운타운 빌딩숲에서 벌어지는 전투신은 멋졌다.

"내년 7월말이나 8월초에 개봉될 예정이다. 2005년 할리우드 여름시즌은 내가 만든 '디-워'와 '스타 워즈 에피소드Ⅲ' '주라기 공원 4'의 3파전이 될 것이다."



"정말?"이라는 의구심도 든다. 하지만 그는 개의치 않는다. 어차피 의심 한 두번 받았겠는가. "한국과 일본 시장은 직접 배급할 거고 그 외 지역은 (아직 밝힐 수 없지만) 할리우드 메이저 배급사가 맡는다. 미국에서는 3500개 극장에서 개봉될 거다. 나는 전세계 흥행규모를 10억 달러로 보고 있고 배급사는 70~80억 달러까지 예상한다."

영화는 어차피 나와봐야 안다. 데모 필름이나 촬영 현장을 한 번 보는 것으로 뭘 알겠는가. 하지만 데모 필름과 촬영현장 3블록 떨어진 베이스 캠프에는 어떤 진실성이 느껴졌다. 정말로 할리우드에서 큰 사건을 일으킬 수도 있다. 그렇지 않다고 무시할 근거도 없다.

'디-워'는 이무기 이야기다. 하늘에서는 1000년마다 한 번 용이 바뀐다. 무수한 이무기 후보군에서 하나가 선택되는 것이다. 한데 브라키라는 사악한 이무기가 여의주를 가로채 용이 되려 한다. 음모를 막기 위해 여의주는 조선에 사는 나린(반효진)이란 여자의 몸에 숨겨진다. 나린이 20세가 되면 몸 안에 여의주가 생긴다. 이를 알고 쫓아오는 브라키 일당. 나린과 나린을 지키는 전사 하람(민지환)은 브라키를 피하다 목숨을 잃는다. 500년 뒤 현재의 LA. 나림은 새라(어맨다 브룩스)로 하람은 이선(제이슨 베어)으로 이들을 이끄는 노승 보천은 잭(로버터 포스터)으로 환생한다.

그 사이에도 촬영은 계속된다. 탱크와 장갑차는 굉음을 내며 카메라를 향해 밀려온다. 제작 부사장인 제이슨 강과 스크립터 전세영은 심 감독과 스텝.출연진 사이를 분주히 오간다.

'용가리'를 배급하면서 그는 사기를 당했다고 주장한다. 그 교훈으로 2년전 미국으로 건너와 촬영진을 구성하고 배급을 논의하면서 직접 발품을 팔며 뛰어다녔다. 모르면 당한다. 그러다 다리에 병이 생겨 수술도 받았다. "영화 100편을 보면서 스텝진을 찾았다. 처음엔 말도 잘 안들었다. 다운타운 촬영허가 받으라고 했더니 못한다고 하길래 그 날로 해고했다. 결국 허가받았다. 되는데 왜 안된다고 하나."

그는 내년 여름 흥행 성공을 자신했다. "요즘 할리우드에 영화가 없다. 이 영화는 신비한 이야기다. 용은 어디나 있지만 이무기는 한국 밖에 없다. 아시아의 용이 살아 움직이는 것은 이 영화가 처음이다. 이제 용은 한국 것이 된다. 로버트 포스터 같은 경우 컨셉이 좋다며 디즈니 영화를 포기하고 '디-워'에 출연했다. 출연료 때문에 온 게 아니다."

자체 기술로 만든 컴퓨터 그래픽 영상(CGI)에 대해서도 자신감이 넘친다. "피부의 질감이나 표현력에서 '반지의 제왕'을 능가할 자신이 있다. 전투신도 '반지의 제왕'은 들판에서 펼쳐지지만 '디-워'는 도심 한복판에서 싸우는 거다." 그는 특수효과를 담당하는 영구아트에 자신감이 대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용가리'가 망했다고 할 때도 "무슨 소리냐. 안 망했다. 내겐 '영구아트'가 있다"고 했다고 한다.

심 감독은 10년 동안 특수효과에 매달렸다. "'영구와 땡칠이' 찍을 때부터 인프라가 부러웠다. 이제 자신감 생긴다. 영화도 기술 싸움이다. 그런 의미에서 '디-워'는 '드래건 워'도 되고 '디지털 워'도 된다."

촬영이 계속되는 동안 스파이더 캠이 빌딩 숲을 촬영하고 있다. 8개 블록의 빌딩을 4개의 와이어로 1km 연결해 카메라를 달고 고공 빌딩 장면을 촬영하고 있다. "카메라는 최고 시속 140km까지 속도를 내요. 공중 추격신에 사용할 건데 시뮬레이션을 통해 미리 각도와 속도를 정해 이를 컴퓨터에 입력해 카메라를 움직이는데 시뮬레이션에만 4개월 정도 걸려." 이튿날엔 같은 장소에서 300명의 엑스트라를 동원해 촬영하고 26일엔 200미터 길이로 설정된 이무기가 US뱅크 타워를 감고 올라가 옥상에서 헬기와 싸우는 장면을 찍었다.

"5년 안에 할리우드 잡겠다고 할 때 사람들이 비웃었다. 이제 3년 남았는데 내년에 '디-워'로 북미 흥행 1위 한다. 할리우드가 전세계 영화시장의 80%를 장악하고 있으니까 여기서 1위 하면 전세계를 잡는다."

캐릭터 상품에 대해서도 준비를 끝냈다. "영화 1편이 중소기업 4만5000개를 살린다. '포키몬'의 수익이 10조 규모다. 컨텐츠 만들어야 살 수 있다. 비디오 게임이나 카드 게임 지우개까지 캐릭터 상품으로 개발할 거다. 조선시대 장면도 제주도와 낙안마을 같이 풍광이 좋은 곳으로 골랐다. 관광수입을 염두에 뒀다." 영화에서 사악한 세력에는 이무기를 비롯해 이블 제너럴 갑옷을 입은 아트락스 솔져 날아다니는 불코 포악한 짐승 샤콘 뚱보 전사 도들러 등 캐릭터가 다양하다.

이제 공포탄 발사를 앞두고 있다. 캘리버 50 공포탄 1000발과 M-16 600발 탱크포 10발 사격 장면 촬영을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겉으로 웃지만 속이 탄다"는 이제 한국에서 촬영할 제단의 대결전 장면을 남겨놓고 있다. 감독이 보여줄 것은 영화 밖에 없다. 내년 7월이면 그의 얼굴에 비친 자신감의 결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안유회 기자

〈ayhe@joongangu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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