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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국전망대-노무현 일병(?) 구하기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라이언 일병 구하기’는 1944년 세계 제2차대전이 배경이다.

이기준 편집위원

이기준 편집위원

4형제 모두 전쟁에 참가한 라이언가(家)에서 3형제가 전사, 하나 남은 막내 라이언 일병을 구해내기 위해 밀러 대위와 7명의 특공대원들은 적진 깊숙이 침투한다.
그들은 병사 한 명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8명이 목숨을 걸어야 하는가, 하는 숱한 혼돈과 갈등을 겪기도 한다.
세상에 내 목숨보다 더 귀중한 것이 어디에 있을까, 하는 가장 기본적인 이념 따위는 아예 사치다.
그들은 결국 라이언 일병을 구해낸다.

이 영화는 상대를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는 참혹한 전쟁 속에서도 인간의 본능을 뛰어넘는 끈끈한 휴매니티가 와닿는다.
그래서 우리 시대 최고의 전쟁영화라는 찬사를 받고 있나 보다.

지금 본국의 노무현(盧武鉉) 후보야 말로 라이언 일병과 같은 처지에 놓여 있다고 하면 지나친 표현일까. 가뜩이나 한나라당과 이회창이라는 거대한 탱크부대가 버티고 있는데 난데 없이 정몽준이라는 부비 트랩까지 앞을 막고 섰다.
게다가 자신을 엄호해주어야 할 민주당이 게릴라 같은 배신자들로 돌변, 부비 트랩을 앞세워 오히려 자신의 목숨을 내놓으라 하고 있다.
사면초가다.
참 어처구니 없는 노릇이다.

이 와중에 ‘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노사모)’이 노 후보 구하기 운동을 눈물겹게 전개, 많은 사람들의 감동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일부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국민후보 노무현 지키기 시민운동본부’ ‘노무현 지키기 국민운동본부’도 발족됐다.

요즘 민주당 대변인실에는 직원들 책상마다 노랑 장미 한 송이씩 꽂혀 있다고 한다.
노사모 회원들이 당사 앞에서 나눠준 것이다.
노랑은 노후보를 상징하는 색상이다.
이들은 이 장미를 주면서 “국민경선으로 뽑은 노후보를 도와주세요. 이 당에서 뽑았는데 이 당에서 흔들면 안되잖아요”하고 매일같이 호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비주류가 노 후보 흔들기를 본격화 하자 이들은 조직력을 더욱 강화하기 시작했다.
노사모 홈페이지에는 ‘노무현을 지키느냐 못지키느냐는 한국 정치의 희망을 지키느냐, 못지키느냐와 같다.
노사모가 최선을 다하자’라는 등 서로를 격려하는 글이 쉴 새 없이 올라오고 있다.
지난 8·8 보선후 광주에서 당선된 같은 당 김상현 후보 연설 때는 광주공항에서 행사장까지 3km나 되는 도로를 노랑 티셔츠와 비옷으로 복장까지 통일해 노 후보 응원에 나서기도 한 그들이다.

밀러 대위가 돼주어야 마땅할 이인제·박상천·정균환·한광옥 등 이른바 반노비노(反盧非盧) 배신의원들에 대한 비난의 수위도 높이고 있다.
“민주당이 계속 그러면 머리띠 두르고 올라간다.
후보 잘 모셔라”는 협박성 소리가 그 일례다.
전북지역 노사모 회원들은 정균환 총무의 고창 지구당에서 노후보 지키기 운동의 일환으로 대규모 항의 집회도 벌인 바 있다.
국민통합 경선을 훼손하는 정 총무의 태도변화가 없을 경우 정 총무 낙선운동을 벌이겠다고 다짐하고 있을 정도다.

‘국민후보 노무현 지키기 시민운동본부’는 보다 적극적이다.
이들은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후보를 지키는 선언문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노 후보 지지 서명운동을 전 국민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나섰다.
MBC-TV 100분 토론 진행자로 잘 알려진 시사평론가 유시민씨를 비롯해서 문화 비평가 진중권씨, 전북대 강준만 교수 등이 앞장 서서 밀러 대위 역할을 다짐하고 있다.
국민경선 때 지지선언을 했던 전국 각 지역 지식인들, 수천명의 사이버 보좌관들에 노사모 회원들만 해도 수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이들이 7명의 특공대원 역할을 대신 자원, 조만간 한 데 모여 대규모 노무현 구하기 운동을 전개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이들의 노무현 일병(?) 구하기 운동이 과연 어떤 방법으로 전개,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 참으로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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