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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른말] '가름하다'와 '갈음하다'

“이것으로 축사를 가름합니다.”
우리는 이런 말들을 흔히 듣곤 한다.

그러나 그 말의 뜻이나 올바른 표기를 제대로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위에 인용된 표기도 잘못된 것이다.

“이것으로 축사를 갈음합니다.”라고 써야 바른 표기이다.

소리가 서로 비슷할 뿐만 아니라 사용되는 자리도 비슷하여 혼동되는 것 중에 ‘가름’,‘갈음’,‘가늠’ 등이 있다.



이들이 서로 어떻게 다른지에 대하여 알아본다.

먼저, ‘가름’은 ‘가르다’의 어간에 명사형 어미 ‘-ㅁ’이 붙은 형태이다. 즉 ‘가르+ㅁ’으로 분석된다.‘가르다’는 ‘분류하다, 나누다, 따로따로 구별되게 하다’의 뜻을 나타내는 동사(움직씨)이다. 그 뒤에 ‘-ㅁ’이 붙어서 ‘가름’이라는 명사(이름씨)가 된 것이다.

그러므로 ‘가름’은 곧 ‘분류, 구별’의 뜻을 나타낸다.

예문을 들어보면 ‘너의 생각만으로 잘잘못을 가름은 옳지 않다.’라거나 ‘어떤 사물을 가름하는 데에는 일정한 기준이 필요합니다.’라고 할 수 있다.

‘가름’과 자주 혼동이 되는 ‘갈음’은 ‘갈다(대체)’의 어간에 명사형 어미 ‘-음’이 연결된 형태로 ‘갈+음’으로 분석된다.

이 때의 ‘갈다’는 ‘바꾸다, 대신하다’ 등의 뜻을 나타낸다.

‘형광등을 갈아 끼웠다.’ 혹은, ‘사람들이 봄옷으로 갈아 입었다.’라고 할 때의 ‘갈아’가 그런 뜻으로 쓰인 보기이다.
그러므로 ‘갈음’은 ‘바꿈, 대체, 대신’의 뜻을 나타내는 명사이다.

그러나 ‘갈음옷’ 등에 쓰이는 이 ‘갈음’이라는 낱말은 자주 사용하지 않는다. 우리들이 흔히 접하는 것은 ‘갈음’ 뒤에 ‘-하다’가 결합된 꼴, 말하자면 ‘갈음하다’라는 동사이다. 이 말의 뜻은 ‘대신하다, 바꾸다, 대체하다’이다. 가령, 앞에 인용한 ‘이것으로 축사에 갈음합니다.’에 쓰이는 ‘갈음’이 바로 이것이다.

또한, ‘이번에 침대를 새것으로 갈음했어요.’, ‘케익이 없으면 떡으로 갈음하지요.’라고 쓰기도 한다.

‘가르+ㅁ’,‘갈+음’ 처럼 뚜렷이 분석되지는 않으나 그 소리가 비슷한 ‘가늠’은 ‘목표에 맞고 안 맞음을 헤아리는 표준’이라는 뜻을 가진다. 총기에 붙어 있는 ‘가늠쇠, 가늠자’ 등을 떠올리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가늠’의 경우에도 그 뒤에 ‘-하다’가 붙으면 새로운 낱말 ‘가늠하다’가 된다.

‘안개가 끼어 방향을 가늠할 수가 없어요.’, ‘그 무게를 가늠해 보아라.’라고 사용되기도 한다.

‘가름’, ‘갈음’,‘가늠’은 그 소리가 비슷할 뿐만 아니라 그 뒤에 ‘-하다’가 붙어 새말을 생성시키는 것까지 비슷하다.

하지만 그 어원과 의미가 다른 낱말이므로 잘 구별해서 사용해야 한다.

장태숙 <시인·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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